빨강머리앤을 아시나요?
어릴때 제가 봤던 만화영화 빨강머리앤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고 말괄량이 사고뭉치였어요. 하얀얼굴에 주근깨가 있고 빨강머리가 어디서든 그녀의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냈었죠. 하지만 속마음은 여리고 착한 아이였다는 것을 기억해요.
하지만 어릴적 봐서 그런지 세세한 줄거리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았죠. 그러다가 지인으로 부터 빨강머리앤을 추천받았어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평소에 TV나 영화를 그리 자주 보는 스타일이 아니고, 드라마를 평소 즐기지도 않지만 "빨강머리앤"은 정말이지.. 너무 재밌게 정주행했습니다! 빨강머리앤을 보는 시간이 저에게는 힐링 그자체라고나 할까요?
오늘은 빨강머리앤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세가지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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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은 어릴적 부모님을 잃고 고아원에서 살았습니다. 고아원에서 조차 특이했던 그녀의 말과 행동은 친구들의 괴롭힘의 대상이 되곤 했었죠.
원장님의 실수로 남자아이를 원했던 초록지붕집의 커스버트 오누이의 집에 입양을 가게 됩니다. 앤은 그것도 모르고 그렇게 고아원을 벗어나 보잘 것 없는 자신을 받아준 오누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초록색 집으로 향합니다.
자신이 여자라고 내쳐질 것을 상상도 못한채 말이죠. 그 시대의 여자는 집안일에는 크게 쓸모가 없었고 입양은 대부분 농사를 위한 노동력의 보충이였던 시대였습니다.
마차를 타고 초록색 집으로 가는 동안 빨강머리앤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며 쉴새없이 재잘거리며 커스버트 오누이의 남동생인 메슈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평소 말이 없던 메슈는 이런 앤이 맘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도착해서 여자가 온걸 안 누이는 여자인 앤을 보고 낙담하고 다음날 떠나라고 합니다.
앤은 이름을 묻자 대답합니다. "어차피 제이름은 당신에게 중요하지도, 기억할 필요도 없을 이름이 될텐데 알려드릴 필요가 있나요? "
이렇든 앤은 어찌보면 예의가 없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아이입니다. 처음 드라마를 보실때는 그게 좀 듣기 거북할 수도 있습니다.
앤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간 학교에서도 그녀의 지나치게 솔직한 입담은 금새 아이들을 그녀를 비웃음거리로 만듭니다.
앤의 매력은 결국 마음을 닫았던 누이의 마음의 빗장을 열었습니다. 다듬어 지지 않은 그녀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와도 닮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불의를 보고도 모른척 하지 않는 모습, 순수함은 시간이 갈 수록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만듭니다. 반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똑똑하고 잘생긴 길버트의 마음까지 말이죠.
앤이 점점 커가면서 느끼는 삶의 여러가지 어려운 난관들은 어릴적 우리가 느꼈던 하나하나의 큰 산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은 하찮은 일들이 그 시절 우리에겐 큰 산처럼 느껴지고 실망하고 좌절했던 그 수순수했던 시절을 말이죠.
그래서 마음속으로 앤을 응원하게 됩니다. 주저앉지 말라고. 충분히 넌 잘하고 있다고.. 너의 지금 모습은 누구보다 멋지다고.. 그렇게 어릴적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앤에게 하면서 어느새 앤에게 빠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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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은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하던 그 시대에 맞섰습니다. 여자들은 대학에 갈필요도 없고 좋은 남자 만나서 시집을 잘가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하던 시대였습니다. 뭐 지금도 어느정도는 남아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앤의 가장 친한 친구인 다이애나는 부잣집 딸입니다. 만화버젼은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는 다이애나 어머니께서 과연 앤이 자기 딸과 어울릴만한 아이인지 테스트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자기딸이 앤과 어울리는 것이 못마땅해 절교시키기도 하지요. (드라마가 훨씬 현실적이고 조금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연출됩니다)
다이애나는 앤과 같이 호기심이 많은 아이지만 이런 보수적인 집안의 교육덕에 대학을 포기하고 파리에 있는 신부학교에 입학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앤의 집의 농사를 돕던 키크고 잘생겼던 남자아이와 앤 몰래 사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 남자애를 차버립니다.
이렇듯 만화와 드라마는 확실히 다릅니다. 더욱 현실적이고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씁쓸하기도 하고.. 하지만 앤은 이런 불평등에 굴하지 않고 꿋꿋히 맞섭니다.
앤은 자신을 괴롭히던 여자애가 남자로 인해 곤경에 처했을때도 나서서 도와줍니다. 신문을 발행해서 여자의 인권을 당당히 주장하였죠.
하지만 그로 인해 마을 목사님은 앤을 교내 신문 발행 인원에서 추방시키도록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도와줬던 여자애는 앤때문에 그 남자애와 시집을 못가게 생겼다며 앤의 뺨을 후려칩니다.
이쯤되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빨강머리앤 드라마는 단순한 성장드라마, 연애물이 아닙니다. 한 여자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편견이 가득한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히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어느새 그녀를 응원하고 그녀의 굽히지 않는 말과 행동에 감탄하게 됩니다. 결국 길버트가 나서서 입을 입굳게 다물고 정의를 외면하고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외칩니다.
"앤은 너희가 이런일을 겪었을 때도 도와줄 것이다. 만약 이 일을 당신이 겪었다고 생각하면 어떨 것 같냐"고
그렇게 학급 친구들의 마음은 움직였고 이에 동참하는 마을 어른들까지 이 시위에 참여하면서 남녀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입을 마스크로 막은채 우리는 침묵하지 않겠다는 피켓을 들고 성당에서 평화시위를 감행합니다. 물론 그 평화시위는 목사님이 학교를 불태우면서 끝이 납니다. (헉! 소리가 나죠?)
작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인데도 왜이렇게 지금의 현실과 닮아있는지... 참 씁쓸해집니다. 정의는 없어지고 정의로운 척하는 사람들의 내면은 더럽고 추합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이 대들면 아예 뭉개버리죠.
결국 이 사건은 여자 어른들의 마음에 잠재되어 있던 "그동안 억압받고 불평등함"을 일깨웁니다. 그래서 결국 어른들이 나서서 마을의 중요한 결정을 하던 모임의 여성 참여자 수를 늘리게 됩니다.
옛날 만화영화였지만 단순하지 않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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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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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는 처음 앤을 본 순간부터 호감을 느꼈고 그녀를 편견없이 봤던 유일한 인물입니다. 똑똑하고 잘생기기까지 한 완벽한 남자죠.ㅠㅠ
어릴때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어색해서 앤이 그의 머리를 나무판으로 내려치기도 합니다. 그때는 둘다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어렸던 것이죠.
앤은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합니다. 그 와중에 길버트는 부잣집 딸과 약혼을 앞두게 되죠. 그집에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고아나 다름없는 길버트에게 유학자금 주고 자신의 딸과의 결혼을 허락합니다.
길버트는 약혼하기 전에 마음이 혼란 스러워져서 앤을 찾아가서 마음을 내비치지만 앤은 그 여자가 너에게 해줄게 많다며 길버트를 돌려보냅니다
하지만 앤은 자신의 진짜 마음을 확인하고 그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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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빨강머리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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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은 단순히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어린시절 우리가 느꼈던 설레임, 호기심, 우정, 첫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으며 성장하며 우리 모두가 느꼈던 실망과 좌절 재도전 그리고 어른들에 대한 부당함.. 그리고 남녀 불평등에 대한 일침까지.
어느순간 그녀와 한마음이 되어 응원하고 잘커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드라마입니다.
코로나로 영화관과 같이 사람이 붐비는 곳은 잘 못가는데 이렇게 집에서 빔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보면 훨씬 감동이 더해집니다. 빔프로젝터 추천에 리뷰도 아래에 글에서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 오랜만에 가슴을 설레게 한 드라마, 빨강머리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또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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